신용회복경험담

2025.05.30 12:13

농촌 여성의 개인회생 이야기

  • 최고관리자 8일 전 2025.05.30 12:1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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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입부: 평범하고 성실했던 내 일상

올해로 50살, 시골 마을에서 농사일을 하며 살고 있는 여성입니다. 남편과 함께 채소 위주로 소규모 농사를 짓고 있고, 자녀 둘은 도시에 나가 살고 있어 빈집이 조금은 조용해진 지 몇 해 되었습니다.

아침 해 뜨기 전에 일어나 밭에 나가고, 저녁엔 텃밭에서 거둔 채소로 반찬을 만들며 살았습니다. 큰 욕심 없이, 적당한 수입 안에서 살림하고 아이들 뒷바라지하며 지내던 평범한 인생이었습니다.



 

전개: 도박이라는 유혹의 덫

그런데 어느 날부터 일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. 남편과도 사이가 소원해지고, 자식들도 바쁘다는 이유로 연락이 뜸해지면서, 마음이 헛헛해졌습니다. 처음엔 스마트폰으로 소일삼아 보는 스포츠 중계가 재미있었고, 작은 금액으로 토토도 몇 번 했죠. 생각보다 돈이 쉽게 오가는 게 보이자, 점점 더 자주, 더 많은 돈을 걸게 됐습니다.

나중엔 인터넷 카지노까지 손을 댔고,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으로 ‘이번 한 번만 따면 다 갚을 수 있다’는 생각에 매달렸습니다. 그렇게 2년 8개월이 지났고, 어느새 제 이름으로 된 빚은 6,500만 원에 달해 있었습니다. 대부업체 3곳과 저축은행 1곳에서 받은 돈은 이자만 해도 월 70~80만 원이었고, 수입으론 감당이 불가능했죠.



 

위기: 자식에게 들킨 순간

가장 뼈아팠던 순간은 큰아들이 저의 신용상태를 알게 되었을 때였습니다. 조용한 저녁, 전화로 “엄마, 이거 뭐야? 왜 신용이 이렇게 되어 있어?”라는 물음에 말문이 막혔습니다. 부끄럽고 죄송해서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. 자식에게까지 숨길 수 없게 되자, 도망치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습니다.

그 후로 며칠을 제대로 먹지도 못했습니다. 하지만 아들이 조심스럽게 “엄마, 회생 신청하면 괜찮을 수도 있다”고 말해줬고, 남편도 말없이 제 손을 잡아주었습니다. 그 조용한 응원이, 결국 저를 상담실로 이끌었습니다. 처음 상담받을 땐 솔직히 떨리고 부끄러웠어요. 나이 오십에, 그것도 도박 빚이라니. 하지만 상담사가 절 책망하지 않고 “지금부터가 중요하다”고 말해준 덕에 한 걸음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.



 

해결: 개인회생으로 다시 세운 생활

개인회생 신청부터 법원 인가까지 약 4개월 정도 걸렸습니다. 농업 소득을 증빙하는 과정이 조금 까다롭긴 했지만, 재산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월했습니다. 제 월수입은 약 130만 원이었고, 월 40만 원씩 3년 동안 갚는 변제계획이 인가되었습니다. 총 1,440만 원을 갚고 나머지 채무는 면책받는 구조였습니다.

법원에 출석하던 날, 마음이 복잡했습니다. ‘내가 이 나이에 무슨 짓을 한 건가’ 싶으면서도, 이 과정을 마치면 다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습니다. 담당 판사님 앞에서 모든 걸 고백하고, 회생을 통해 다시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.

그 후로 생활은 단순해졌습니다. 카드도 없고, 빚도 안 생기니 수입 내에서 살림을 꾸리게 됐고, 소비 습관도 많이 바뀌었습니다. 힘들 때마다 도박에 의지하던 습관도 조금씩 끊어내고 있습니다. 처음 몇 달은 유혹이 있었지만, 상담사에게 받은 조언대로 스마트폰 앱도 정리하고, 매일 하루 일기를 쓰며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. 




 

결말: 다시 뿌리내리는 삶

현재 개인회생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. 월 40만 원씩 꼬박꼬박 갚고 있고, 더 이상 연체도 없고, 전화 한 통에도 불안해하지 않게 됐습니다. 자식들에게 당당히 연락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입니다. 도박이라는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건 쉽지 않았지만, 저는 지금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.

앞으로는 다시 돈이 생겨도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, 땅을 일구며, 손수 일한 만큼만 누리며 살고 싶습니다. 그리고 언젠가는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경고가 되고,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.

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면서 ‘내 인생은 끝났나’라는 생각이 드신다면, 꼭 말해드리고 싶습니다. 개인회생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. 절망의 끝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제도이자,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길입니다. 저도 그 길 위에 있고, 여러분도 걸어갈 수 있습니다.


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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